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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안개를 머금은 사물을 한지로 표현하는 가구 디자이너 손상우
작성일 : 2022-11-15 조회수 : 41

 

크리에이터 Creator
제6호에서는 우리 일상 속 맛과 멋을 키우는 데에 한지를 활용하는 공예작가, 디자이너, 브랜드 등 창작자들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안개를 머금은 사물을 한지로 표현하는
가구 디자이너 손상우

손상우 작가의 가구는 안개를 품고 있습니다. 안개의 이미지를 담은 가구와 오브제는 한지와 합성수지 조합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손상우 작가에게 한지는 안개처럼 불투명하고 공중에 부유할 수 있는 가벼움을 지녔지만 가라앉기도 하는 재료입니다. 반면 합성수지는 투명함을 통해 가벼움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소재이지만 실제로는 무겁습니다. 안개를 형상화한 작업은 투명과 불투명, 전통과 현대 등 이중적인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안개와 같은 한지를 합성수지에 가둔 셈이죠. 정원에 자연물을 가두고 정갈하게 관리하는 모습에서 떠올렸습니다. 한지의 백색은 단순하지만 자세히 보면 깊이 있는 색과 결이 있어요. 한지와 합성수지를 혼합했을 때 부유하는 한지의 형상은 제가 떠올린 안개의 이미지와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구, 보조의자, 테이블, 좌석이(가) 표시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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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i (트레이 테이블) ⓒThe National Folk Museum

그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예와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본인의 디자인을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에 흥미를 느껴 지금껏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처음 다룬 소재는 나무. 나무가 주는 물성을 좋아했고, 거친 목재를 가공하고 마감하는 과정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작업을 답습하고 있다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작가로서 정체성을 고민하고 새로운 영감을 찾던 중 우연히 여행에서 자욱한 안개를 보고 큰 인상을 받았어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안개의 이미지에 매료되었죠.” 이후 안개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어 다양한 재료들을 연구했습니다. 안개의 이미지를 조형언어로 표현하고 가구의 기능과 구조를 충족시킬 방법을 고민한 끝에 작가는 한지와 합성수지의 조합을 찾아냈습니다.

한지는 천 년을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쉽게 젖고 잘 찢어지는 종이의 물성을 지닙니다. 단단한 나무를 다루던 작가에게 약한 물성의 소재를 다루는 일은 많은 실험을 요했습니다. 레진이라고 불리는 합성수지를 다루는 일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합성수지는 처음엔 액체 상태이나 경화제를 섞으면 굳어지기 시작합니다. 경화된 합성수지 덩어리는 마치 대리석과도 같아요. 합성수지를 한지와 혼합해 안개의 이미지를 표현하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합성수지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경화 정도가 달라지거든요. 한지를 혼합했을 때 경화가 덜 되거나 깨지기 일쑤였죠. 능숙하게 다루기까지 많은 실험을 거쳐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합성수지에 한지 한 장을 통째로 넣어보고 덩어리 형태로도 넣어봤지만 안개처럼 부유하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한지를 찢어서 조각으로 넣는 게 적합했습니다. “작품 한 점을 완성하기까지 작업의 면적과 두께에 따라 작업시간과 한지 양이 달라지고요. 한지와 합성수지는 완전히 경화되는 데에 24시간이 걸립니다. 경화엔 한계가 있어서 하루에 1~2cm 정도만 부을 수 있고요. 10cm 두께를 만들기까지 7~10일 정도가 걸리는 셈입니다. 이렇게 원하는 크기와 두께를 만들면 틀에서 꺼내 샌딩과 도장을 거쳐 마무리합니다.” 여러 날 꾸준함을 더해야만 안개처럼 부드럽고 스미는 듯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공정. 작가의 성실함과 꾸준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벽, 욕실, 실내, 옅은이(가) 표시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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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aque Weight (의자) ⓒMusinsa Standard

손상우 작가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물었습니다. “2017년 작업한 벤치 시리즈로, 한지와 합성수지를 활용한 초기작입니다. 다양한 색을 선보이고 싶었으나 원하는 색이 없어 백색 한지에 직접 칠을 했죠. 대들보와 주춧돌에 영감을 받은 벤치는 형태를 단순화했고요.” 다수의 기업과 협업한 결과물도 여럿입니다.  지난해 문을 연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매장의 1층 쇼윈도우와 매장에서도 손작가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개와 불투명함을 모티브로 한 의자와 옷걸이, 오브제는 해당 의류 브랜드의 미니멀한 이미지와 어우러져 많은 언론과 패션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죠.

텍스트, 실내이(가) 표시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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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nsa Standard X Sangwoo Son ⓒMusinsa Standard

오는 12월 공예트렌드페어에서도 손상우 작가의 작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온 한지와 합성수지 작업 외에도 나무 및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가구 작업과 오브제 작업도 함께 선보일 계획입니다. 형태와 표현 등 여러 방면으로 새로운 시도를 모색 중이니 지켜봐주세요.”

홈페이지 | sonsangwoo.com
SNS | @sangwoo.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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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센터 소식지 제6호